인터뷰 현장
AAD
독립 콘텐츠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어요.
김보경
좋은 프로젝트가 지속되지 못해 아쉬웠던 경험이 있었어요. 기관에 속한 직원 또는 프로젝트 참여자로서 기획 활동을 하다 보면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가 사라지는 상황이 생겨요. 나만의 독립 콘텐츠는 제가 원하는 기간 동안 사라지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어요. 콘텐츠를 오래 지속하고 싶은 바람으로 만든 게 ‘미미(美味)레터’예요. ‘미미레터’를 혼자 만들다 보면 시간에 쫓기고 버거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발행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AAD
여행을 좋아하는 기획자님께서 이곳저곳을 방문하며 만난 사람들 중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김보경
한 명만 이야기하는 게 참 어려워요. 그래도 한 사람을 말하자면 문화기획자 김해리님과의 만남이 기억에 남아요. 김해리님은 인천에서 ‘동양가배관’이라는 공간을 운영하며 문화기획자라는 이름으로 정말 다양하고 재밌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제가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있는 분이었어요.
동양가배관에서 진행한 포트폴리오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김해리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그 워크숍에서 김해리님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획자분들과 소통할 수 있었어요. 각자의 분야에서 꾸준히 자기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가 정말 좋았어요. 나도 이들처럼 꾸준히 나아가고 성장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겨울에 방문한 ‘동양가배관’ 풍경
AAD
기획자 김해리님과 ‘동양가배관’ 공간 모두 참 매력적이네요! 지금까지 다닌 여행지의 여러 공간 중에 저희 AAD 웹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공간이 있나요?
김보경
제가 다양한 커피를 맛보는 것을 좋아해요. 제주도 여행 중에 갔던 카페 ‘잔물결’을 추천하고 싶어요. 금능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해있고, 오래된 주택을 카페로 만들어 아늑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어요.
제주도 카페 ‘잔물결’ 풍경
AAD
예술부터 커피까지 문화 전반에 넓은 관심사를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어떤 기획자로 다가가고 싶나요?
김보경
내가 만난 그 사람이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를 함께 찾고 서포트하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AAD에서 제가 진행한 모임 ‘쉼이 필요한 기획자, 당신에게’는 기획자를 대상으로 한 모임이었어요. 모임에서 만난 기획자분들과 모임이 끝난 이후에도 SNS를 통해 서로의 활동을 팔로우 하고 있어요. 자신의 관심사와 경험을 꾸준히 사람들에게 전하고 계시더라고요. 기획자분들의 활동을 보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사람의 좋은 활동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인터뷰 현장
AAD
모임 진행 후에 기획자님의 예술 활동 또는 일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궁금해요. 모임 메이트 활동이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김보경
모임 ‘쉼이 필요한 기획자, 당신에게’를 진행하면서 제 자신과 참여자들에게 이 일을 하게 된 초심에 관해 계속해서 물어봤어요. 제가 일을 쉬는 동안 스스로에게 던졌던 가장 큰 질문이기 때문이에요. ‘나는 왜 예술을 시작했을까?’, ‘나는 왜 예술을 좋아할까?’ 계속 질문하다 보니 제가 원하는 것이 분명해졌어요. 모임을 함께하는 분들께 초심을 생각하는 게 바로 쉼인 것 같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누구에게나, 특히 문화 예술 기획자분들에게 쉼의 시간이 꼭 필요해요. 그래야 더 재밌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어요.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 모두 쉼이 필요한 시점에 서로를 만나서 참 좋았어요. 각자 자신들의 초심을 돌아보면서 서로를 깊이 알고 응원하게 되었어요. 그게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이에요.
게더타운 AAD Town에서 진행한 ‘쉼이 필요한 기획자, 당신에게’
AAD
모임을 준비하면서 가장 초점을 둔 부분이 궁금해요.
김보경
참여자분들께 솔직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드리고 싶었어요. 일방향의 강의가 아닌 모임이기 때문에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참여하신 분들이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 참여하신 만큼 얻어 가는 것이 있길 바랐어요. 진솔한 소통과 더불어 많은 정보를 드릴 수 있도록 준비했는데, 제가 저만의 경험이나 정보를 전하면 그것에 이어서 다른 기획자님이 연관된 정보를 말씀해 주시고, 거기에 또 이어지고 릴레이처럼 대화가 이어졌던 것이 좋았어요. 모임에서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고 그 순간이 가장 재밌었어요.
‘쉼이 필요한 기획자, 당신에게’ 모임 진행 이미지
AAD
기획자님의 최근 관심사가 궁금해요.
김보경
최근 ‘종로 워커스@jongnoworkers’ 인스타그램 계정을 새로 만들었어요. 일 때문에 종로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는데 그 일상을 기록하는 계정이에요. 종로의 문화 예술, 맛집, 카페를 업로드해요. 아침에 출근할 때, 점심시간에, 퇴근하고 집에 갈 때 종로 거리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많은 사람들이 퇴근하고 미술 전시나 공연을 보러 가면 어떨까 상상해요. ‘종로 워커스’ 계정을 팔로우하는 익명의 직장인이 퇴근 후 문화생활을 즐기기를 바라며 계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새로운 일, 새로운 커뮤니티, 새로운 콘텐츠. 올해 많은 것들을 새롭게 시작했어요. 이를 통해 만들어질 다양한 만남이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바라요.
인터뷰이: 김보경 문화기획자
일상을 잘 가꾸고 싶은 4년차 문화예술 기획자입니다. 일상 속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 플랫폼, 정책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일상이 풍요로워 질 수 있는 콘텐츠를 소개하고 매체를 연결해주는 일을 좋아합니다.
@bobo_kim_